"The act of drawing is similar to the act of embarking on a journey."
제 작품에서 등장하는 자연과 들개의 이미지는 단지 대상의 재현이 아닌 실존적 행위의 산물로써 작품에 존재하고 있습니다. 이를 표현하기 위해서 자연이 끊임없이 생성과 소멸을 반복하듯, 제 작업은 수많은 쌓음과 지움의 행위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붓은 들개를 그리기 위한 도구, 자연의 우연성을 표현하기 위한 드리핑의 재료로 밖에 쓰이지 않으며, 쌓여진 안료층을 고의적으로 박락시키거나 칼로 긁어내는 등 과잉된 작용으로 나타나기도 합니다. 이러한 작용들은 현대사회에 예술가로 살면서 느끼는 내적인 감정들이 표출되는 과정이며, 동시에 작가 실존을 확인하는 행위입니다. 이처럼 제게 있어서 작업의 과정은 자연 이미지를 통해 대상을 표현하는 것 이전에 현시대 예술가로서의 ‘나’를 확인하는 행위이며, 살아가면서 남겨진 삶의 발자취이자 앞으로도 살아가야 할 예술가로서의 여정일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