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어느 해 8월 여름의 뜨거운 햇살이 골목 안을 가득 채울 때 어린시절 뛰어 놀던 담장 밖의 고개 숙여 홀로 서 있는 키가 큰 해바라기를 떠올리며 화가의 꿈을 키워 왔는가 보다. 그리고 중·고등학교 미술교사로 생활하면서도 끊임없이 화가로서의 꿈을 이루고자 노력해 왔으며, 그림에 대한 열망을 쏟아 부을 수 있었던 것은 작품 활동을 위해 교직을 퇴직하면서부터 본격화 되었다. 나의 작품은 오직 수채화만이 가질 수 있는 맑고 풍부한 번짐과 소재의 다양성, 긴장감을 끌어내기 위한 구성법으로 밀도와 완화를 반복하기위해 노력해 왔다. 즉, 나의 작품에 나타난 색채는 내 감성과 심미안을 끌어내는 색으로 구성해 왔다. 충분한 혼색으로 즉흥적 테크닉보다 소재의 치밀한 계획을 갖고 접근을 한다. 나의 예술세계는 급변하는 미술 속에서 내 작품에 매력을 느낄 수 있게 하는 호기심은 도자성(陶瓷性) 화풍의 색채를 끌어냈다는 결과론에서 비롯되며, 예술가들에게 있어 가장 기본적인 질서를 유지하고 있음을 말하고 싶다. 오늘도 작업실에서 물감놀이를 한다. 그림은 내게 . . . 마음의 풍경을 담아내는 일 . . . 완성을 해도 완성이 아닌 . . . 뭔가 부족한 듯 언제나 간절한 허기를 느낀다. 사물이 주는 감동과 그날의 감정을 물과 물감으로써 말할 수밖에 없는 나는 오롯이 자신의 한계설정은 화폭과 내가 하나 됨을 느낄 때 가능하다는 것이다. 작품 하나하나에 생명을 불어넣어 내가 말하고자 하는 깨알 같은 언어들을 담아내는 일, 이것이야말로 진정한 작가가 되는 길이라고 나는 말하고 싶다. 따듯한 차 한 잔을 마시고 . . . 나의 물감놀이를 쉼 없이 해볼까 한다.
- 김영선 작가노트 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