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르헤스가 말하듯 예술은 하나의 인공적인 꿈이다. 그것은 ‘눈을 뜨고도 꾸는 꿈’이기도 하다. 작가는 주어진 현실계에서 행복한 어느 한 순간을 간절히 추억하고, 기억하고 이를 채집해 화면위로 호명한다. 그러자 지난 시간의 한 순간이 새로운 몸을 빌려 환생한다. 그곳에는 소멸된 시간이 불멸하고 지난 시간이 다시 역류하여 흐른다. 다시 그 시간은 유머와 해학성으로 단장하고 현실의 고단함과 온갖 근심을 망실시키며 따뜻하고 아름다운 동화나 영화의 한 장면처럼 찰나적인 어느 순간을 영원히 응고시키며 나앉아 있다.
격렬한 시간의 흐름 속에서 인간은 이처럼 지난 시간을 하나의 결정적인 이미지로 일으켜 세워 시간에 저항해왔다. 동시에 작가는 단지 지난 시간을 박제화하기보다는 지난 시간에 개입해 또 다른 상황을 덧입히면서 시간의 흐름, 기억의 흐름을 역류시키는 모색도 시도하고 있어 보인다. 바로 그 점이 향후 작업에 있어서는 매우 의미 있는 지점이 될 것 같다.
- 박영택 (경기대교수, 미술평론가) "강지만-일상에서 눈 뜨고 꾸는 꿈" 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