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히 중국 미술 경매 시장의 활황을 이끈 작가 중 하나로 언급되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 입니다. 작가 타계 이후 꾸준히 늘어난 장다첸 그림의 수요는 2011년에 들어서 최고조를 찍었고 판매액은 한화로 9800억 원이 넘었죠. 그야말로 ‘장다첸’의 해였습니다. 당시 미술 시장 조사에 따르면 그는 피카소보다도 수요가 높았다고 하죠. 그 이후부터는 연간 2억 달러 규모로 꾸준히 거래되며 중국의 대표 작가로 자리 잡았습니다.
이런 그가 처음 세계를 깜짝 놀라게 한 것은 2016년 홍콩 소더비 경매에서였습니다. ‘봄의 복숭아 꽃’이라는 꽃이 한화로 약 440억 원에 거래된 것입니다. 이후로 계속 신기록이 나오지 않던 그에게 최근 변화가 생겼습니다. 최근 소더비 홍콩 경매에 출품한 장다첸의 산수화가 그 주인공인데요. 제목은 ‘왕시멍 이후의 풍경’입니다.
이 그림의 가격이 얼마인지 아시나요? 무려 600억 원입니다. 18분 동안 무려 50번이 넘는 경쟁이 붙었던 이 그림은 소더비 경매로는 중국 미술 사상 가장 최고의 금액이며, 소더비 아시아 경매 기록으로는 2위에 해당하는 금액입니다.
청나라 말기에 태어나 중국 근대 미술의 시작을 이끌었고, 여전히 중국 미술의 중심에 있는 장다첸. 우리에겐 멀게만 느껴지는 화가이지만, 한국과의 인연도 있습니다. 1927년, 금강산 유람차 한국에 와서 지춘홍이라는 한국의 기생을 만난 것인데요. 약 10년간 한국을 오가며 사랑을 나눈 두 사람을 갈라놓은 것은 안타깝게도 전쟁이었습니다. 1937년 발발한 중일 전쟁이었죠.
전쟁 이후 그녀를 꼭 데리고 오리라 다짐한 장다첸의 바람은 안타깝게 이뤄지지 못했습니다. 1939년, 춘홍이 일본군에게 총살을 당했기 때문이죠. 안타깝고 안쓰러운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