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그림을 보신 적 있으신가요?
한 여인이 나체로 말에 올라있는 이 그림의 제목은 ‘레이디 고디바’입니다. 익숙하죠? 우리가 바로 직전에 이야기하던 초콜릿 브랜드 고디바의 이름의 유례가 바로 이 여인이기 때문입니다.
일단 본격적으로 작품의 이야기를 하기 전에, 이 그림을 그린 존 콜리어에 대해 짧게 언급하고 지나겠습니다. 그는 영국의 한 법률가 집안에서 태어나 어릴 때부터 체계적인 예술 교육을 받았습니다. 당대에 제법 유명한 초상화가로 명성을 떨친 그는 우리에게 익숙한 찰스 다윈 등의 초상화를 그리기도 했죠. 그리고 여성의 전신상이나 인물을 그리기도 했답니다. 매우 고전주의적인 조형 방법으로 섬세하게 인물을 그려냈던 존 콜레이의 성향을 잘 드러내는 그림이 바로 ‘레이디 고디바’인데요.
이 여인에겐 섬세한 그림 연출만큼이나 마음이 따뜻해지는 비밀이 있답니다. 배경은 11세기 영국 런던에서 차로 1시간 30분쯤 떨어진 곳에 위치한 코벤트리입니다. 영주의 부인이었던 레이디 고디바는 남편이자 영주인 레오프릭의 과도한 세금 징수를 보다 못해 세금을 낮춰줄 것을 요구하는데요. 하지만 남편은 그런 부인에게 벌거벗은 몸으로 말을 타고 마을을 한 바퀴 돈다면 세금을 감면해주겠다는 조건을 겁니다.
고디바는 당연히 고민했습니다. 엄격한 신분제가 있던 11세기, 신앙심까지 깊었던 고디바가 나체로 마을을 돈다는 것은 사실상 죽음이나 다름없는 일이었기 때문이죠. 하지만 고디바는 백성을 걱정하는 마음 하나로 옷을 벗고 말에 오르기로 결정합니다. 정말 숭고하고 아름다운 희생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