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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창열 · Kim Tschang-Yeul

수행하는 혁명가의 예술

물방울 화가로 널리 알려진 김창열은 한국 화단을 대표하는 아티스트 중 한 명입니다. 국내는 물론 해외에서도 널리 알려진 작가로 유럽 지역 특히 프랑스에서 선호도가 높은 편이죠. 그는 프랑스에서 양국 문화 교류의 저변을 확대한 공로를 인정받아 문화예술공로 훈장을 받기도 했습니다.

 

김창열은 1929년 평안남도에서 태어났습니다. 어린 시절부터 조부에게 서예를 배운 그는 붓과 미술에 대한 남다른 애정이 있었습니다. 외삼촌이 데생을 가르쳐 준 순간부터 화가 되기로 결심한 것을 보면 말이죠. 16살 때 월남한 김창열은 근대사실주의를 대표하는 화가 이쾌대 밑에서 수학하게 됩니다. 이후 검정고시를 통해 서울대학교 미술대학교에 입학했습니다만 한국 전쟁의 영향으로 학업을 그만두게 되었죠.

 

전쟁이 끝난 이후 본격적으로 예술가의 길을 걷기 시작한 김창열은 급진적인 성향을 보이며 앵포르멜 미술운동에 가담합니다. 그렇게 적극적으로 예술 활동을 이어오던 그는 1961년 파리 비엔날레와 1965년 상파울루 비엔날레에 작품을 출품하게 됩니다. 이를 계기로 록펠러 재단의 지원을 받으며 뉴욕에서 머물게 되죠. 이때 뉴욕에서는 판화를 전공하며 판화가로서 활동을 하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1965, 김창열의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도시인 파리로 떠나게 되죠. 그가 파리 생활을 시작하는 것에는 우리에게도 익숙한 비디오 아티스트 백남준의 도움이 컸습니다. 백남준의 지원으로 파리에 자리 잡은 김창열은 1973년 파리 살롱 드 메에서 처음으로 물방울 회화를 선보이게 됩니다. 파리 예술계는 그의 작품에 열광했고, 새로운 현대미술의 거장이 탄생하는 순간이었죠.

 

이때부터 50년 가까이 물방울 회화 작업을 이어온 김창열은 국립현대미술관을 비롯해 세계 주요한 갤러리와 미술관에서 60여 회가 넘는 개인전을 개최합니다. 전시회는 평단의 호평은 물론 대중적으로도 큰 인기를 얻게 됩니다. 그야말로 세계적인 스타 미술가가 된 것이죠.

 

2009년 프랑스 생활을 정리하고 한국에 돌아온 김창열은 2021년 타계 직전까지 물방울 회화 작업을 이어갔습니다. 그는 물방울이 맺혀있는 모습은 물론 흘러내리거나 스며드는 상태까지 다양하게 표현했으며, 여러 재질의 화면 지지대를 사용하며 아방가르드한 성향을 아낌없이 드러냈습니다. 이외에 물방물 모양을 기반으로 설치 미술 작품을 제작하는 등 실험적이고 도전적인 성향을 도드라지게 나타내기도 했죠.

 

김창열의 작품은 회화의 평면성에 정면으로 도전장을 내밀며, 동양 철학을 기반으로 둔 예술 세계를 보여준다는 점에서 많은 이목을 끌었습니다. 그의 작품은 한국 현대 화단의 경향을 파악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하였습니다. 특히 미학적으로 여러 가지 논의를 불러일으켰다는 점에서 미술사적으로 매우 의의가 크다고 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