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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Mi JAAK

키미작

작가는, 하와이에서 생활했던 수년간의 시각적 경험을 회고적으로 풀어내고 있다. 그곳에 사는 생활자인 이방인들은 여느 도시와 같은 시선으로 고정되어 있다. 반대로 시간을 맡기는 여행자들의 시선은 허울없이 스쳐 지나간다. 들여다보기도 하고 내다보기도 하는 이방인의 시선은 멈추기도 했고 나아가기도 했다. 그 시선은 꿰뚫음의 시선이었다. 알베르 까뮈가 이방인에서 현실의 관습과 부조리를 고발한 것과 같은.

작가는 하와이의 단면을 생활인도 여행자도 아닌, 오롯이 이방인의 시선에 서서 표현해 내고 있다. 이방인으로서의 불안정성, 고립감, 외포심, 그리고 고독감... 심연의 호수에서 길어올려진 이 모든 질퍽한 감정들은 평범한 사물과 풍경의 두덩을 촉촉히 적시어낸다.

Kimi Jaak은 오브제 그 자체를 그리지 않는다. 모든 군더더기가 제거된 사물의 본질성, 그리고 그 사물 이면의 원초적 느낌들을 찾기 위하여 노력한다. 관점을 평평하게 하기. 불필요한 세부사항을 과감한 생략하여 형태의 본질을 드러내기. 대담한 색채로 초점을 맞추기. 이러한 기법들이 키미작의 회화적 특색이다.

이방인으로서의 삶, 그것은 어떤 것일까. 엉거주춤 바깥에 서있지만, 그래서 더 깊숙이 들여다 볼 수 있는 자기 내면과의 진솔한 만남, 혹은 내면의 풍경 속으로의 조용한 여행이 아닐까. 그렇게 작가의 시선은 화면 깊숙히 들어간다. 외부에 서있는 작가의 시선은 내부를 속속들이 훑어들어간다. 때로는 부드럽게 때로는 강렬하게. 색채가 대비된 화면은 사실적이기보다는 초현실적이다.

외피를 까버린 본질은 현실 너머의 많은 이야기들을 들려주는 듯하다. 화려하거나 거추장스러운 삶의 비본질들을 홀가분하게 벗어버리고, 그저 삶의 날 것들만을 울컥거리며 쏟아내는 듯한 기쁨마저 느껴진다. 이러한 작가의 초현실적인 터치는 관객의 시선 속으로 스며들어 일상 너머의 묘한 호기심과 즐거움과 선사한다.

삶은 일상적이다. 또한 삶은 비일상적이다. 비일상적인 것들은 낯설고 두렵기도 하지만 본질적으로 해학을 동반한다. 그래서 Kimi Jaak의 작품들은 우리에게 은유적 공감을 유발하는게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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